대구 중구 동성로 대구백화점 본점 1~4층에 일본 할인잡화점 돈키호테(Don Quijote)가 들어서는 방안이 협상 테이블에 올랐고, 입점이 확정되면 국내 첫 매장이 됩니다. 소식이 도는 사이 대구백화점 돈키호테 입점을 추경호 대구시장이 끌어왔다는 설명도 같이 퍼졌습니다.
제안한 쪽은 세경홀딩스입니다. 대구백화점 경영권 인수를 추진하는 세경인베스트의 주주사이며, 심양일 회장이 개인적 친분을 바탕으로 돈키호테 운영사인 PPIH(Pan Pacific International Holdings) 요시다 나오키 대표이사에게 본점 입점을 정식으로 제안했습니다. PPIH는 긍정적 의사가 담긴 공식 회신을 보내왔습니다.
검토 방식은 매입이 아닙니다. 본점 1~4층을 임대차 형식으로 빌려 매장을 운영하는 안이며, 대구백화점 돈키호테 구상은 건물 소유 구조를 그대로 둔 채 저층부 임차인을 채우는 그림에 가깝습니다. 세경 측은 대백마트 140여 개를 인수하거나 매장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함께 거론했습니다.
협상은 아직 초입입니다. 지금까지 나온 것은 제안서 한 통과 긍정적 회신 한 통이고, PPIH 경영진은 8월 첫째 주 대구를 찾아 건물을 직접 살펴본 뒤 결정할 예정입니다. 계약서는 없습니다. 이 소식의 출처가 모두 인수 측 보도자료라는 점, PPIH가 직접 낸 공식 발표는 확인되지 않는다는 점도 같이 봐야 합니다.
국내 매장이 일본 매장과 같아지기도 어렵습니다. 돈키호테의 인기 품목으로 꼽히는 감기약과 진통제, 위장약 같은 의약품은 국내 규제상 그대로 팔기 어렵다는 지적이 지역 유통업계에서 나옵니다. 상품 구성이 달라집니다.

소유권은 아직 넘어가지 않았습니다. 구정모 회장 외 6인은 2026년 7월 15일 보유 보통주 279만 5,743주, 지분율 25.82%를 세경인베스트와 아람코리아에 매도하는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고 매매대금은 주당 8,000원씩 모두 223억 6,594만 원입니다. 계약 직전 종가는 5,540원이었으니 약 44% 높은 값입니다. 경영권 프리미엄입니다.
| 구분 | 지급일 | 금액 |
|---|---|---|
| 계약금 | 2026년 7월 15일 | 10억 원 |
| 1차 중도금 | 2026년 7월 24일 | 14억 원 |
| 2차 중도금 | 2026년 8월 14일 | 80억 원 |
| 잔금 | 2026년 8월 25일 | 119억 6,594만 원 |
| 합계 | — | 223억 6,594만 원 |
| 자료: 대구백화점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및 언론 보도 종합, 2026년 7월 기준 | ||
최대주주 변경은 2026년 8월 25일 잔금이 납부되고 주식이 인도돼야 마무리됩니다.
돈이 어디로 가는지도 갈라 봐야 합니다. 이번 거래는 구정모 회장 등이 이미 들고 있던 주식을 넘기는 구주 매각이므로, 223억 원은 대구백화점 회사 계좌가 아니라 주식을 판 주주들에게 돌아갑니다. 회사에 들어오는 돈은 아닙니다. 본점 건물의 개보수 자금은 이 거래와 별개로 마련해야 합니다.
이 건물을 두고 도는 계획은 하나가 아닙니다. 세경인베스트의 개발안은 1~4층에 돈키호테, 5~8층에 중구청 행정청사, 9~12층에 청년주택레지던스를 넣는 구성이고, 별도의 민간 시행사는 글로벌 명품 아웃렛과 국내 엔터테인먼트사 유치를 내걸었습니다.
공공이 거론되는 대목도 있습니다. 세경 측은 대구시·중구청과의 민관 합동개발을 검토한다고 밝혔고, 류규하 중구청장은 청사 이전 방안이 유효하다면서도 특정 사업 방식을 정하지는 않았다는 입장을 냈습니다. 서두르지 않겠다는 뜻입니다. 지자체가 이 건물과 무관하지는 않지만, 이번 입점 협상의 주체는 아닙니다.
이 건물에는 깨진 계약도 남아 있습니다. 전례가 있습니다. 2022년 1월 제이에이치비홀딩스와 본점 건물·토지를 2,125억 원에 넘기기로 했다가 중도금과 잔금이 들어오지 않아 같은 해 11월 계약이 해지된 일입니다. 대구백화점 돈키호테 입점도 지금은 회신 한 통만큼 확정돼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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