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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통합신공항(TK 신공항) 건설 사업, 어떻게 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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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위 소보와 의성 비안이 군 공항 이전지로 합의된 때가 2020년 7월입니다. 6년이 흘렀습니다. 그동안 이전 예정지에서는 토지 보상 절차조차 시작되지 못했습니다. 선거철마다 조기 착공 약속이 되풀이됐지만 TK 신공항이 멈춰 선 자리는 그대로입니다.

 

사업 전체가 얼어붙은 것은 아닙니다. 설계도는 이미 나왔습니다. 국토교통부가 2025년 12월 19일 민간공항 기본계획을 고시하면서 활주로 길이와 여객터미널 규모까지 확정됐습니다. 그런데도 공사가 시작되지 못하는 까닭은 돈이 모자라서가 아니라 사업이 짜인 방식 때문입니다.

멈춘 건 공항이 아니라 군 공항

대구경북통합신공항은 서로 다른 두 사업이 한 부지에 겹쳐 있는 구조입니다. 민간공항은 국토교통부가 국가 재정으로 짓습니다. 군 공항 K-2는 대구광역시가 사업시행자를 맡아 '기부 대 양여' 방식으로 옮깁니다. 주관 부처도 재원도 법적 근거도 다릅니다.

 

문제는 활주로에 있습니다. 두 공항이 같은 활주로와 연계 시설을 나눠 쓰는 설계라서, 부지 조성과 기본 시설을 담당하는 군 공항 이전이 서지 않으면 민간공항도 첫 공정에 들어가지 못합니다. 민항 예산이 편성돼 있어도 쓸 자리가 없는 셈입니다.

 

구분 민간공항 군 공항 K-2
주관 국토교통부 대구광역시(사업시행자)
총사업비 약 2조 6,996억 원 약 11조 5,000억 원
재원 방식 국가 재정, 기존 민항 부지 매각대금 기부 대 양여
2026년 7월 현재 기본계획 고시 완료 토지 보상 미착수
자료: 국토교통부 민간공항 건설 기본계획 고시(2025년 12월), 대구광역시 신공항 사업 개요

 

국토교통부 몫의 절차는 2025년 말에 끝났고, 남은 병목은 11조 원대 군 공항 이전 한 곳입니다.

고금리와 건설 경기 침체가 겹치며

기부 대 양여는 지자체가 먼저 돈을 빌려 새 군 공항을 지어 국방부에 넘기고, 기존 K-2 부지를 넘겨받아 개발한 수익으로 투자금을 회수하는 구조입니다. 미래의 분양 수익을 담보로 현재의 공항을 짓습니다. 부동산 시장이 받쳐 준다는 전제가 설계 안에 들어 있는 방식입니다.

 

고금리와 건설 경기 침체가 겹치면서 그 전제가 흔들렸습니다. 금융권과 대형 건설사는 후적지 개발 수익성을 확신하지 못했고, 사업을 끌고 갈 특수목적법인(SPC) 구성은 무산됐습니다. 대구시는 2024년에 방향을 틀었습니다. 민관 공동 개발을 접고 직접 공영개발로 전환한 뒤, 그해 12월 특별법 개정으로 지방채를 한도 넘게 발행할 근거를 마련했습니다.

 

다음 관문은 정부 자금이었습니다. 대구시는 토지 보상에 쓸 공공자금관리기금 2,795억 원을 신청했지만 2026년 정부 예산안에 반영되지 못했고, 기부 대 양여 원칙 아래 지원 방안을 강구하라는 부대의견만 남았습니다. 2026년 7월 취임한 추경호 대구시장은 아예 국가 주도 사업으로 바꾸겠다고 밝혔습니다. 주호영 의원은 앞서 5월 국가 전환을 담은 법안 2건을 발의했습니다. 돈을 빌려 오는 방법은 두 차례 바뀌었고 세 번째 전환이 요구되고 있지만, 그 돈을 무엇으로 갚느냐는 6년 내내 같습니다.

 

대구경북 민군 통합공항 조감도, 대구시
대구경북 민군 통합공항 조감도, 대구시

TK 신공항이 광주에 밀린 까닭

같은 기부 대 양여 법률을 적용받는 광주 군 공항은 반대 방향으로 움직였습니다. 2025년 12월 대통령실이 주관한 6자 협의체에서 광주 군공항과 민간공항을 무안으로 함께 옮기기로 합의했고, 2026년 5월 국방부가 무안 망운면을 예비이전후보지로 결정했습니다. 그리고 2026년 7월, 정부는 광주 군공항 종전부지를 호남권 반도체 국가산업단지 입지로 확정했습니다.

 

여기서 두 사업의 조건이 갈라집니다. 광주는 넘겨줄 땅에 국가가 직접 수요를 만들어 줬습니다. 반도체 산단이 들어서면 후적지 회수는 분양 시장의 사정과 멀어집니다. 대구의 K-2 후적지는 여전히 주거·상업 개발로 11조 원대를 회수해야 하는 조건에 놓여 있습니다. 그런데 대구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국이 오름세를 이어간 2026년 상반기에도 홀로 하락했고, 지역 건설업 경기전망지수는 36에 머물렀습니다.

 

타 지역과의 형평성 탓에 대구만 국가 지원을 받기 어렵다는 설명은 실제 전개와 어긋납니다. 순서가 반대였습니다. 국가가 먼저 개입한 쪽은 광주였고, 개입의 형태는 재정 지원이 아니라 종전부지에 무엇을 넣을지 정해 준 일이었습니다.

장부에 안 잡히는 6년

민항과 군 공항을 합친 14조 원대 사업비는 계산된 숫자입니다. 계산되지 않은 비용도 있습니다. 이전 예정지는 2020년 부지 확정과 함께 개발행위 제한구역으로 묶였습니다. 주택을 고치거나 다시 지을 수 없어 마을 곳곳에 빈집이 남았고, 과수 농가는 나무를 교체하지 못한 채 노목이 죽어 가는 상황을 6년째 지켜보고 있습니다. 신공항 사업을 이유로 상수도 공사가 멈춘 마을에서는 농업용수 물탱크의 물을 식수로 쓰고 있습니다.

 

기존 대구국제공항도 그사이 자리를 잃었습니다. 2026년 1월부터 5월까지 지방공항으로 들어온 외국인은 157만 명으로 역대 최대였습니다. 청주는 1년 만에 114% 늘었고 김해와 제주도 40%를 넘겼습니다. 대구는 한 자릿수 증가에 그쳤고, 2019년과 견주면 외국인 입국객이 42% 줄었습니다. 국제선은 9개국 24개 노선에서 7개국 14개 노선으로 줄어든 상태입니다.

 

새 공항을 기다리는 동안 옮겨 갈 수요가 먼저 빠져나갔습니다. 지연의 비용은 사업비 항목이 아니라 이전지 주민과 기존 공항 이용객 쪽으로 청구되고 있습니다.

무엇이 먼저 풀려야 할까

국가 주도 전환은 재원의 출처를 바꾸는 방안입니다. 사업 주체를 중앙부처로 옮기면 그동안 밟은 행정 절차를 상당 부분 다시 시작해야 하고, 예비타당성조사를 새로 받을 경우 2~3년가량 더 밀린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정확한 소요 기간은 확정된 바가 없습니다. 여당이 다수인 국회에서 법안이 언제 처리될지도 아직 알기 어렵습니다.

 

이철우 경상북도지사는 대구시와 경북도가 1조 원씩 나눠 차입하자는 안을 냈습니다. 지방채 발행, 공자기금 융자, 국가 재정 전환은 서로 다른 방법입니다. 공통점도 있습니다. 셋 다 돈을 어디서 빌려 오느냐를 다루고, 그 돈을 무엇으로 갚느냐는 건드리지 않습니다.

 

광주가 18년 묵은 갈등을 매듭지은 계기는 융자 조건이 아니었습니다. 넘겨줄 땅에 무엇이 들어설지가 먼저 정해졌습니다. TK 신공항의 K-2 후적지에는 아직 그런 결정이 없습니다. 조달 방식을 고치는 일과 후적지의 쓰임을 정하는 일 가운데, 대구가 먼저 붙들어야 할 쪽은 어디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