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에서 'K'를 떼겠다는 구상이 알려진 지 3년이 지났습니다. 그 구상을 내놓은 이수만 전 SM엔터테인먼트 총괄프로듀서는 2026년 여름 서울 강남에서 매주 일요일 오디션을 열고 있습니다.
이수만 A2O엔터테인먼트(A2O Entertainment)의 올해 행보는 출범 당시의 명분과 방향이 반대로 보이는데, 어긋난 지점을 따라가면 그 명분이 처음부터 어떤 조건 위에 서 있었는지가 드러납니다.
2023년 2월 이수만은 보유하던 SM엔터테인먼트 지분을 하이브에 넘겼습니다. 이 과정에서 3년간 국내 음반 제작과 연예 기획을 하지 않는다는 경업금지 약정에 서명했습니다. 조항은 단순했습니다. 국내에서 기획사를 세우거나 프로듀싱을 맡는 길이 막힌 상태에서 남은 선택지는 해외였고, A2O 엔터테인먼트가 싱가포르에 본사를 두고 미국·중국·일본에 법인을 배치한 배경도 여기에 있습니다.
이 구조에서 나온 것이 잘파 팝(Zalpha Pop)입니다. Z세대와 알파세대를 겨냥한 장르라는 설명이 붙었고, 첫 걸그룹 A2O MAY는 2024년 12월 20일 중국인과 중국계 미국인 다섯 명으로 데뷔했습니다. 한국인 멤버는 없었습니다. 이수만이 SM을 떠나며 밝힌 말은 "케이팝은 케이팝을 넘어 세계와 함께하는 글로벌 뮤직으로 진화해야 한다"였는데, 이 문장이 놓인 자리를 보면 비전과 제약이 같은 방향을 가리키고 있었습니다.
A2O MAY는 미국 메인스트림 라디오 차트 미디어베이스(Mediabase) TOP40에 네 곡으로 여덟 차례 올랐고, 'PAPARAZZI ARRIVE'는 TOP40 에어플레이 'Most Added' 차트에서 저스틴 비버(Justin Bieber)와 공동 1위를 기록했습니다. 빌보드(Billboard) Emerging Artists 차트 TOP10에도 들었습니다.
| 지표 | 결과 | 지표가 재는 것 |
|---|---|---|
| 미디어베이스 TOP40 | 4개 곡 8차례 진입 | 미국 라디오 방송국 편성 횟수 |
| TOP40 에어플레이 Most Added | 공동 1위 | 신곡 첫 주 신규 편성 방송국 수 |
| 빌보드 Emerging Artists | TOP10 진입 | 신인 한정 주간 차트 순위 |
| QQ뮤직 신곡 데일리 차트 | 1위 | 중화권 플랫폼 세부 차트 일간 순위 |
| 신인상 | 4개 부문 수상 | 신인 한정 시상 부문 |
| 자료: A2O 엔터테인먼트 발표 및 국내 언론 보도 종합, 2026년 7월 기준 | ||
미디어베이스 진입 순위는 32위에서 40위 사이에 놓여 있었습니다. 40위 언저리는 차트 하단이고, 그 자리에 오르는 데 필요한 것은 청취자 규모보다 방송국 편성입니다. 미국 라디오 시장에서는 프로모터를 통한 편성 확보가 오래된 관행이며, 'Most Added'는 신곡 첫 주에 새로 튼 방송국 수를 세는 항목이어서 프로모션 집행 강도가 가장 직접적으로 반영되는 지표에 해당합니다.
공개된 기록에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라디오 편성 횟수, 플랫폼 일간 순위, 뮤직비디오 조회수는 적은 인원의 집중된 화력이나 예산 집행으로 움직일 여지가 있는 종류인데, 중화권 플랫폼은 디지털 음원 반복 구매가 구조적으로 가능하고 뮤직비디오 조회수에는 광고 집행분이 섞일 수 있습니다.
빠진 숫자도 공통점을 이룹니다. 실물 앨범 판매량, 단독 콘서트 규모, 투어 티켓 판매량은 지금까지 공개된 적이 없습니다. 이 항목들은 한 사람이 여러 장을 사더라도 물류와 좌석이라는 물리적 한계에 걸리는 탓에 팬덤의 실제 크기를 가늠하는 자로 쓰이는데, 소속사 자료가 편성과 순위만 나열한다는 점 자체가 하나의 정보입니다.

A2O가 K팝에 속하는지는 어떤 기준을 쓰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제작 방식으로 재면 포함됩니다. 연습생을 미리 공개하는 프리데뷔팀, 연령과 성별로 나눈 유닛 운영, 인하우스 프로듀서가 사운드를 관리하는 구조는 이수만이 SM에서 정립한 방법을 옮겨 놓은 것이고, 유영진이 작사와 작곡에 참여하고 편곡에 SM 소속 가수들과 작업을 많이 한 프로듀싱 팀 LDN Noise가 붙는 크레딧 구성도 같은 계보에 있습니다.
멤버 국적과 언어로 재면 빠집니다. 한국어 가사가 없습니다. A2O MAY는 한국인 멤버 없이 데뷔했고 국내 음반 유통도 최근까지 없었으므로, K팝의 자산을 한국어와 한국 대중문화 맥락에 묶인 팬덤으로 보는 관점에서는 이 그룹이 범주 바깥에 놓이는 편입니다.
업계 관행은 앞쪽 기준으로 기울어 있습니다. JYP엔터테인먼트가 일본에서 만든 니쥬(NiziU), SM의 중국 유닛 웨이션브이(WayV), 하이브와 게펜 레코드(Geffen Records)가 함께 내놓은 캣츠아이(KATSEYE)는 멤버 구성과 무관하게 K팝 범주에서 논의됩니다. 이수만 본인의 설계도에도 근거가 있는데, 그가 오래전 제시한 한류 3단계론에서 마지막 단계는 현지인 그룹에 K팝 제작 방식을 이식하는 현지화였습니다.
국내 시장에서는 구성 비율이 변수가 됩니다. 에스파의 닝닝이나 세븐틴의 디에잇처럼 한국인이 다수인 팀에 중국 국적 멤버가 한두 명 속한 형태는 국내 활동에서 별다른 제약 없이 이어져 왔는데, 다섯 명 전원이 중국인과 중국계 미국인으로 채워진 구성은 같은 선례로 묶기 어렵습니다.
K팝의 주 소비층에서 대중국 감정이 특히 낮다는 점도 겹칩니다. 시사IN과 한국리서치의 공동조사에서 중국에 대한 감정온도는 20대 25.2도, 30대 20.8도로 나타나 60대 35.2도와 70대 33도보다 낮았고(2025년 조사, 0~100 척도), 젊은 층의 반감이 윗세대보다 강한 구도는 국제 여론조사에서 한국의 예외적 특징으로 지적돼 왔습니다.
정의 논쟁이 실무 변수로 바뀌는 지점이 여기입니다. 제작 방식으로 읽으면 A2O MAY는 K팝 그룹이고 멤버 구성으로 읽으면 중화권 그룹인데, 국내 팬덤이 둘 중 어느 좌표를 먼저 집어 드느냐에 따라 음악방송 투표와 음원 성적의 출발선이 달라집니다. 답은 시장이 냅니다.
날짜를 나란히 놓으면 순서가 분명해집니다. A2O엔터코리아는 2025년 12월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설립됐고, 사내이사에는 이수만의 조카인 이진규 블루밍그레이스 대표가 이름을 올렸습니다. 경업금지 약정은 2026년 2월 말 끝났습니다.
다국적 보이그룹 A2O SOUL은 2026년 상반기 한국 데뷔가 목표였으나, 7월 말 기준으로는 하반기 첫 국내 데뷔팀 공개로 미뤄진 상태입니다. 6월에는 400억 원 규모 투자 유치를 추진한다는 소식이 전해졌고 논의된 기업가치는 최대 4,000억 원 수준이었는데, 조달 성사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습니다.
국내 기획사로서 증명해야 할 항목은 해외에서 쌓은 것과 종류가 다릅니다. 초동 판매량, 팬 사인회 규모, 콘서트 회차 같은 숫자는 편성이나 예산으로 만들기 어렵습니다. K팝 1세대 시스템을 설계한 제작자에게 이 항목들이 낯설 리 없는데, 국내 시장이 그 시스템을 3년 동안 앞질러 왔다는 점이 조건을 바꿔 놓았습니다.
하반기 국내 데뷔팀이 나오면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때 공개될 숫자가 라디오 편성과 플랫폼 순위 선에 머무를지, 앨범 판매량과 공연 규모까지 닿을지가 이수만 A2O엔터테인먼트의 현재 좌표를 보여 줄 것입니다. 그리고 'K'를 떼겠다던 명분은 한국인 멤버가 포함된 그룹을 내놓는 순간 어떤 형태로 남게 될까요.
| 버추얼 아이돌 므므네, 첫 솔로 'Orange Flare' 발매···조매력과 공동 프로듀싱 (0) | 2026.07.30 |
|---|---|
| 추성훈·이은지, 유튜브 채널 '사장님이 미쳤어요' 런칭 (0) | 2026.07.30 |
| 나나, 써브라임과 재계약···'클라이맥스' 이어 넷플릭스 '스캔들' 출격 (0) | 2026.07.29 |
| AEN(에이엔), 'Everywhere' 콘셉트 포토 공개···‘소년미’로 시선 압도! (0) | 2026.07.27 |
| FNC엔터테인먼트, 일본 요코하마서 'FNC 킹덤' 개최···FT아일랜드부터 플레어 유까지 10팀 총출동 (0) | 2026.07.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