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에서 대구를 거쳐 경산까지 61.85km를 잇는 대경선이 달린 지 두 해 가까이 됐습니다. 관심은 이제 노선이 어디까지 늘어나느냐로 옮겨 갔습니다. 북서쪽 끝의 김천과 남쪽 끝의 청도가 대경선 연장을 요구하는 중입니다. 요구는 같아도 행정 절차에서 두 지역이 서 있는 자리는 꽤 다릅니다.
갈림길은 올해 연말입니다. 정부가 10년 단위로 어떤 철도를 놓을지 정하는 최상위 계획(국가철도망 구축계획)의 다섯 번째 판이 11월 공청회와 연내 고시를 앞두고 있기 때문입니다. 연장 논의를 제대로 읽으려면 지금 달리는 구간의 사정부터 알아야 합니다.
대경선은 고속철도가 전용선으로 옮겨 가면서 생긴 경부선의 빈 운행 시간(선로 여유 용량)에 전동차를 넣어 만든 광역철도입니다. 역은 구미·사곡·북삼·왜관·서대구·대구·동대구·경산 8곳입니다. 가장 늦게 생긴 북삼역은 2026년 2월 28일 문을 열었습니다. 열차는 최고 시속 100km로 달려 구미~서대구를 37분, 동대구~경산을 11분에 잇습니다. 대구역과 동대구역에서는 도시철도 1호선으로, 서대구역과 동대구역에서는 고속철도로 갈아탈 수 있습니다.
요금은 교통카드 기준 1,500원에서 시작합니다. 10km를 넘으면 5km마다 100원, 시·도 경계를 지나면 200원이 더 붙습니다. 구미에서 경산까지 끝까지 타도 최대 2,800원이어서 같은 구간 무궁화호 요금 4,000원보다 1,200원 쌉니다. 대구와 경북 8개 시·군의 버스·도시철도로 갈아타면 광역 환승 할인도 받습니다.
개통 뒤 1년 동안 승차 인원은 512만 명이었습니다(코레일 집계). 대구와 구미·경산·칠곡 인구 313만 명(2025년 10월 기준)으로 나누면 한 사람이 1.6번씩 탄 셈입니다.
이용객이 많다는 소식은 열차 안이 그만큼 붐빈다는 뜻이기도 했습니다. 개통 전 구미역의 하루 승차 인원 예측치는 2,864명이었습니다. 2025년 4월 실제 승차 인원은 평일 5,638명, 주말 7,040명으로 예측의 두 배를 넘었습니다. 한 번에 296명을 태우는 2량짜리 열차로 출퇴근길과 주말 인파를 감당하기는 처음부터 무리였던 셈입니다.
편성을 늘리는 일은 금방 끝나지 않습니다. 열차를 길게 만들려면 각 역의 승강장과 안전문까지 함께 늘려야 합니다. 여기에 사전 조사와 정부 심사, 차량 제작이 차례로 붙어서 2025년 5월 지역 언론은 개선까지 적어도 3년이 넘게 걸릴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배차 간격을 좁히는 쪽도 쉽지 않습니다. 대경선은 무궁화호 같은 일반열차와 경부선 선로를 함께 쓰는 구조라서 열차를 더 끼워 넣을 빈 시간이 처음부터 넉넉하지 않습니다. 사업비를 아낀 바로 그 방식이 증편의 걸림돌이 된 셈입니다.
두 연장안은 겉모습이 닮았습니다. 둘 다 새 선로를 깔지 않고 경부선을 함께 쓰는 방식이라 수백억 원대 사업비로 추진할 수 있습니다. 차이는 정부 계획에 이름이 있느냐에서 납니다.
| 구분 | 김천 연장(2단계) | 청도 연장(3단계) |
|---|---|---|
| 구간 | 구미역~김천역 | 경산역~청도역 |
| 거리 | 22.9km | 24.0km |
| 추산 사업비 | 458억 원(2022년 추산) | 428억 원(국비 243·도비 52·군비 133) |
| 국가계획 |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 반영(2021년) | 제5차 계획 신규 반영 건의 |
| 최근 진행 | 정부 사전 심사 기준 상향으로 심사 부담 해소(2026년 5월) | 청도군, 국토교통부에 반영 건의(2026년 9월) |
| 자료: 경상북도·청도군 발표(경북매일신문·시사뉴스 보도), 2022·2026년 기준 | ||
김천 연장은 2021년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이미 들어갔고, 청도 연장은 제5차 계획 반영을 기다리는 건의 단계입니다.
청도군은 2026년 9월 국토교통부 철도국장을 만나 제5차 계획 신규사업 반영을 다시 요청했습니다. 군이 내세운 근거는 청도를 오가는 사람의 규모입니다. 주민등록 인구에 통근·관광으로 머무는 사람까지 더한 인구(생활인구)가 한 해 34만 명(2024년 기준)에 이릅니다. 이동 시간은 경북도가 2022년 구상 단계에서 내건 청도~동대구 20분대가 목표로 남아 있습니다.
국가계획에 반영됐다는 말은 착공 날짜가 잡혔다는 뜻으로 들리기 쉽습니다. 김천 연장이 지난 5년 동안 밟아 온 과정을 보면 그 사이의 거리가 꽤 멉니다. 계획에 들어간 2021년에는 대구 도심 반경 40km 안이어야 광역철도로 지정한다는 기준에 걸려 대도시권 광역교통 시행계획에서 빠지기도 했습니다. 노선과 수요·경제성을 미리 따져 보는 조사(사전타당성조사)는 2023년 11월에야 발주됐습니다.
제도가 흐름을 바꿨습니다. 정부는 2026년 5월, 큰 나랏돈이 드는 사업을 시작하기 전에 경제성을 따지는 사전 심사(예비타당성조사, 예타)의 대상 기준을 총사업비 500억 원에서 1,000억 원으로 올렸습니다. 이 결정으로 김천 연장은 예타를 거치지 않아도 되는 사업이 됐습니다. 2022년 경북도가 밝힌 사업비는 458억 원입니다. 500억 원 기준이 그동안 걸림돌로 꼽혀 왔으니 이후 추정 사업비는 그 선을 넘어섰을 가능성이 큽니다.
그런데도 김천시는 2026년 7월 국토교통부 차관을 만나 이 2단계 사업을 제5차 계획에 반영해 달라고 다시 건의했습니다. 이미 계획에 이름이 오른 사업이라도 다음 계획에서 다시 확인받지 못하면 안심하기 어렵다는 판단으로 읽힙니다.

제5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2026~2035년)은 원래 2025년 6월 발표 예정이었습니다. 두 차례 미뤄진 끝에 국토교통부는 2026년 10월 말, 11월 공청회를 거쳐 연내 고시하겠다는 일정을 내놨습니다. 전국에서 들어온 건의는 300개, 총사업비로는 600조 원에 이릅니다.
절차는 정부가 지자체 건의를 연구용역에 넘기는 데서 시작합니다. 연구용역은 경제성과 균형발전 효과, 기존 철도망과의 연결을 따져 초안을 만듭니다. 이 초안이 공청회와 관계 부처 협의, 철도산업위원회 심의를 차례로 거치면 관보에 실립니다. 청도 연장은 사업비가 작다는 강점이 있지만 경북도가 함께 건의한 다른 노선들과도 우선순위를 다퉈야 합니다.
청도가 연말 고시에 이름을 올리면 대구권 광역철도 구상은 김천에서 청도까지로 넓어집니다. 세 구간을 더한 길이는 108.75km로, 지금보다 1.7배 넘게 깁니다. 증편 계획이 따로 나오지 않는 한 그 구간을 달리는 열차는 지금의 2량 그대로입니다. 대경선 연장을 다룬 고시 문서에서 노선 길이만큼 눈여겨볼 대목은 늘어난 구간에 몇 량짜리 열차를 몇 분 간격으로 넣겠다는 계획이 함께 담겼느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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