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대구·경북 외국인 4만 시대, 어떤 외국인이 살고 있을까?

대구 뉴스

2026. 9. 4. 12:56

본문

대구 서구 북부정류장 앞을 지나면 간판의 글자가 한국어만은 아닙니다. 베트남 식료품점과 중앙아시아 마트가 골목 한 줄을 차지한 자리는 십수 년째 그 모양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대구 경북 외국인이 늘었다는 말은 이제 뉴스보다 생활 감각 쪽에 가깝습니다.

대구 경북 외국인은 몇 명일까

법무부가 쓰는 잣대는 등록외국인입니다. 91일 이상 머물 목적으로 외국인등록을 마치고 등록번호를 받은 사람만 여기에 들어갑니다. 대구정책연구원이 정리한 2025년 12월 기준으로 대구의 등록외국인은 40,024명, 총인구의 1.7%였습니다. 2024년 12월보다 3,314명, 9.0% 늘어난 값이며 규모로는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열한 번째였습니다.

 

지자체가 쓰는 잣대는 외국인주민입니다. 국적을 얻은 사람과 그 자녀까지 대상에 포함됩니다. 대구시 집계로 잡히는 외국인주민이 6만 명대인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유학생 통계도 마찬가지입니다. 교육부의 고등교육기관 집계로는 2025년 전국 유학생이 253,434명이고 법무부가 체류자격으로 세면 같은 해 12월 308,838명이어서, 어느 숫자를 인용하느냐에 따라 5만 명이 사라지거나 생깁니다. 법무부 기준으로는 전년 대비 17.1% 증가입니다.

 

대구에 거주하는 외국인 수가 가파르게 상승 중이다

스물과 서른이 채운 빈자리

어느 나라 사람인지부터 묻는 것이 자연스러운 순서입니다. 다만 대구 자료를 펼치면 국적보다 연령 항목이 먼저 눈에 걸립니다. 등록외국인 40,024명 가운데 20대와 30대가 64.7%를 차지하기 때문입니다.

 

같은 시점 대구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연령대는 50대로 412,159명, 전체의 17.5%였습니다. 노인 인구는 519,405명으로 22.1%까지 올라섰고 유소년 인구는 240,802명, 10.2%로 내려앉았습니다. 대구의 인구 구조에서 가장 얇아진 층과 외국인 인구가 가장 두꺼운 층은 정확히 겹칩니다.

항목
전체 등록외국인 40,024명 (총인구 대비 1.7%)
전년 대비 증감 +3,314명 (9.0%)
성별 남 21,700명 / 여 18,324명
20·30대 비중 64.7%
최다 구·군 달서구 13,795명 (34.5%)
최소 구·군 군위군 604명 (1.5%)
자료: 대구정책연구원 「대구 인구 이야기(2025년 12월 기준)」

 

2025년 12월 대구의 등록외국인 40,024명 가운데 20대와 30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64.7%였습니다.

 

성비도 한쪽으로 기울어 있습니다. 남자가 21,700명, 여자가 18,324명으로 3,376명 차이가 납니다. 제조업 취업과 학위 과정이라는 두 경로가 각각 어느 쪽 인구를 끌어왔는지 짐작하게 하는 대목입니다.

주소를 정한 것은 산업단지

거주지는 고르게 퍼지지 않습니다. 달서구 한 곳에 13,795명이 살아 대구 전체의 34.5%를 차지했고, 가장 적은 군위군은 604명으로 1.5%에 그쳤습니다. 달서구에는 성서산업단지가 있고, 상위권에 함께 이름을 올린 달성군과 서구도 대구국가산업단지와 염색산업단지를 끼고 있습니다.

 

북부정류장 일대가 대표 사례입니다. 이 상권은 관광지처럼 기획된 적이 없습니다. 서대구산업단지와 비산염색산단을 오가는 노동자, 칠곡과 구미 공장에서 주말에 넘어오는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이면서 상점이 하나씩 붙었다는 것이 2026년 5월 매일신문 보도에 담긴 형성 경로입니다.

 

상권이 생기면 다시 사람을 부릅니다. 고향 식재료를 파는 마트가 있는 동네와 없는 동네 사이에서 거주지를 고르게 되고, 그렇게 모인 인구가 다음 점포를 불러들이는 순환이 20년 넘게 반복됐습니다.

유학생 8배, 정착은 제자리

경북의 축은 공장보다 대학 쪽에 가깝습니다. 경북연구원이 2026년 8월 내놓은 보고서를 보면 경북의 외국인 유학생은 2005년 1,951명에서 2025년 16,109명으로 늘었습니다. 20년 만에 여덟 배입니다. 전국 유학생의 6.36%로, 비수도권 유치 지역 가운데 규모가 큰 편에 듭니다.

 

숫자는 커졌는데 그 뒤를 재는 자가 없습니다. 유학생 수와 불법체류율을 관리하는 지표는 마련돼 있으나 졸업 후 지역 취업과 정착 성과를 평가하는 지표는 미흡하다고 보고서는 지적했습니다.

 

정주를 가로막는 요인으로는 다섯 가지가 꼽혔습니다. 구직(D-10) 체류자격이 정주로 이어지지 못하는 구조, 개인 인맥에 기댄 취업정보, 제도 변화가 현장까지 닿지 않는 전달 체계, 한국어능력시험(TOPIK) 점수와 실제 소통 역량의 간극, 가족 단위 정착 지원의 부재입니다.

지역특화형 비자(F-2-R)를 받은 사람 상당수가 구직 자격을 거쳐 전환합니다. D-10이 유학과 정착 사이의 길목에 놓여 있다는 뜻입니다. 구직 유예 기간이 3년으로 늘면서 이 자격이 체류만 연장하는 수단으로 쓰일 여지가 있다는 우려도 같은 보고서에 함께 담겼습니다.

수용은 숫자를 따라오지 않는다

유입 속도와 생활 감각 사이에는 시차가 있습니다. 쓰레기 분리배출 방식, 밤 시간대 소음, 공동주택 관리 규칙처럼 사소해 보이는 지점에서 마찰이 쌓입니다. 말이 통하지 않는 상태로 불편만 누적되면 밀집 지역은 지역 사회와 따로 도는 공간으로 굳습니다.

 

행정이 개입할 여지는 여기에 있습니다. 9.0% 증가라는 값은 한 해 사이 3,314명이 새로 들어왔다는 뜻이고, 이들이 가장 먼저 마주치는 상대는 옆집 주민과 동네 상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