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북구 대현동 골목에는 철골만 앙상히 선 채 멈춘 건물이 있습니다. 이곳이 6년째 이어지는 대구 이슬람 사원 갈등의 현장입니다. 2020년 9월 북구청이 건축을 허가한 뒤 주민 반발과 두 차례 공사 중지, 대법원 판결까지 겹치며 공정은 오래도록 멈춰 있었습니다. 최근 북구청이 옛 대현파출소 부지와 맞바꾸는 이전안을 공식 제안하면서 국면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발단은 간단했습니다. 경북대학교 인근에서 기도할 공간이 부족했던 무슬림 유학생들이 모금으로 주택 두 채를 매입해 사원 신축을 추진했고, 2020년 9월 북구청의 건축 허가가 떨어졌습니다. 준공을 한 달 앞둔 2021년 2월, 주민 350여 명이 반대 탄원서를 냈고, 공사장 앞에서는 돼지고기 시위가 이어졌습니다. 이듬해 대법원은 북구청의 공사중지명령이 위법하다고 판단해 건축주의 손을 들어줬지만, 2023년 12월 구조안전성과 시공 불일치 문제가 드러나며 공사는 다시 멈췄습니다.
흐름이 바뀐 건 올해입니다. 건축주 측은 시공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대구지법의 화해권고로 1억5천만 원을 배상받고 건물을 인도받았습니다. 거의 같은 시기에 북구청은 옛 대현파출소 부지를 포함한 국유재산과 기존 사원 부지를 맞바꾸는 이전안을 공식 제안했습니다. 시공 분쟁과 이전 협상이라는 두 매듭이 한꺼번에 풀리기 시작한 셈이며, 이근수 북구청장은 건축주 측이 논의에 나서면 관계기관과 협력해 실질적인 해법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입니다.
| 연도 | 사건 |
|---|---|
| 2020년 9월 | 북구청 건축 허가 (연면적 245㎡, 지상 2층) |
| 2021년 2월 | 주민 350여 명 반대 탄원서 제출 |
| 2022년 9월 | 대법원, 공사중지명령 기각(건축주 승소) |
| 2023년 12월 | 구조·시공 불일치로 재차 공사중지명령 |
| 2026년 8월 | 시공사 손해배상 화해, 대체부지 이전안 공식 제안 |
| 자료: 경향신문·대구일보·영남일보 종합, 2026년 8월 기준 | |
제안된 대체부지는 지상 3층, 연면적 163㎡ 규모입니다. 기존 허가안보다 약 3분의 1(82㎡) 줄어듭니다. 경북대 무슬림 유학생 규모는 자체 추산 150명, 외부 추정으로는 150~200명 안팎으로 알려져 있는데, 계단과 화장실 등 공용면적을 빼면 실제 기도 공간은 더 줄어듭니다. 건축주 측이 이전하면 기도 공간이 좁아질 수 있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이는 이유입니다.
예산과 절차도 수월하지 않습니다. 옛 대현파출소는 기획재정부 소유의 국유재산이라 감정평가와 부지 교환 협의, 예산 확보 절차를 모두 거쳐야 합니다. 북구청은 공시지가 약 4억 원을 기준으로 실제 매입 비용이 8억~10억 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건축주 측이 제안을 받아들이더라도 실제 교환까지는 이르면 내년을 바라봐야 하는 셈입니다.

건축주는 이미 대법원에서 적법한 건축 권리를 확정받았습니다. 승소한 종교시설을 민원을 이유로 다시 옮기라고 요구하는 셈이어서, 법적 안정성 논란이 남습니다. 실제로 지난해 유엔 인종차별철폐위원회(UN CERD)는 한국 정부 심의에서 대구 이슬람 사원 문제의 정부 주도 해결과 혐오 표현 대응을 권고했습니다. 국내 행정 절차만이 아니라 국제 인권 기구까지 나섰다는 점은, 이 사안이 단순한 지역 민원을 넘어섰다는 뜻입니다.
돼지기름 의심 액체 살포 사건은 조사 결과 식물성 기름으로 밝혀졌고, 돼지고기 전시 행위는 검찰에서 무혐의로 끝났습니다. 반면 공사를 가로막은 목사와 공사 인력을 밀친 이들에게는 약식명령이 청구됐습니다. 혐오 표현 자체를 처벌할 근거가 마땅치 않다는 점이 갈등을 키운 배경으로 지목됩니다.
대구에는 이미 서구에 모스크 3곳, 달서구에 성원과 소규모 예배소 6곳이 있습니다. 이들 시설은 대부분 공단과 상가 인근에 자리해 주민과 부딪힐 일이 적었습니다. 대현동 사원만 유독 주택 밀집지에 들어서면서 갈등이 커졌다는 뜻이며, 입지 자체가 갈등의 실질적 변수였다는 해석이 가능합니다.
2024년에는 인천에서도 비슷한 논란이 벌어졌습니다. 한 무슬림 유튜버가 영종도에 사원 부지를 매입하면서 주민 반발이 예상됐지만, 관할 중구청은 현행법상 종교시설 건립을 불허할 방법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대현동 갈등이 6년째 반복되는 근본 원인도 여기에 있습니다. 지자체가 민원을 이유로 종교시설 자체를 막을 법적 수단이 없기 때문에, 갈등은 결국 사후 중재로만 풀 수 있는 구조입니다.
표면적으로는 소음과 냄새, 주차 문제로 보입니다. 하지만 공사장 앞 돼지머리 방치와 바비큐 행사는 생활 민원이라기보다 종교적 금기를 겨냥한 행위에 가깝습니다. 대구 지역 개신교 단체와 보수 시민단체가 반대 대책위와 연대해 집회와 서명 운동을 조직하면서, 갈등은 방음벽 설치나 주차장 확보 같은 실무 협상으로 풀기 어려운 국면으로 넘어갔습니다.
2024년 대구 종교인 평화회의가 범종교 심포지엄을 열어 대화를 시도한 적은 있지만, 4시간의 논의가 실제 합의로 이어지지는 못했습니다. 대구 이슬람 사원을 둘러싼 6년의 시간은 법적 승패와 행정적 절충만으로는 풀리지 않는 무언가가 남아 있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대체부지 협상이 타결된 뒤에도, 대현동 주민과 무슬림 공동체는 같은 동네에서 얼굴을 마주하며 살아갈 방법을 따로 찾아야 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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